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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생활] 밥과의 전쟁

Jay Tech 2017. 7. 23.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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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매일매일 밥 걱정 했던 때가 없었다.


집에서는 어머니가 해주시는 밥, 학교에서는 학식, 군대에서도 알아서 꼬박 나오는 밥...

타지 생활을 시작하니 당연했던 것들이 당연하지 않은 것이 되었다. 이런 기본 적인 것들이지만 (기본적이지만 힘든 것) 평소에 그렇게 감사하게 생각하지 못했다...


더군다나 홈스테이 하는 곳에서 부엌을 쓰지 못하게 했다. 진짜 참 아직 차도 없고 먹을 것을 사려면 땡볕에 걸어나가야 한다. 진짜 뜨겁고 덥다. 집주인 할머니는 내가 손주같다고 하시면서 600불을 더내면 밥을 해준다고 하는데 이건 정말 말도 안되는 말이었다 ㅋㅋㅋㅋ 아니 이 싼 동네에서 월세를 1100을 내면서 살바에 그냥 내가 아파트를 빌려서 사는게 낫다. 그래서 기침 한 번 하고 음 그건 힘들거같습니다라고 했다. 심지어 밥 먹을 때도 방에 테이블 하나 없어서 유아용 의자 하나 굴러다녀서 그 위에 올려놓고 쭈그려서 먹었었다. 테이블 하나만 놓아달라고해서 최근데 테이블 하나 놓아주었다.


여기는 마트에 좋은 고기들이 매우 싸서 내가 해먹는다면 돈도 덜 들고 풍족한 음식을 할 수 가 있다. 벽돌같은 크기의 소,돼지,닭고기들이 한국보다 훨씬 싸다. 집을 옮겨서 내가 해먹으려고 한다. 


어찌됬건 당장의 밥을 먹지 못하니 짱구를 굴렸다. 한국마트에서 햇반을 사고 미국마트에서 통조림을 샀다. 한달 동안은 통조림도 먹을만 하겠지 하고 샀었다. 처음에는 그럭저럭 먹을 만 했다. 하지만 그건 내 착각이었다.




저런 통조림들인데 Green Bean, Corn, Vegetables, Carrots 뭐 이런것들 막 집었고 유리 병 세트를 사서 냉장고에 쟁여놓았다. 저 맨오른쪽은 집에서 챙겨온 몇 개 안남은 통조림이다. 파프리카는 그냥 마트에서 하나 집었다.








해 놓고 아 이제 좀 식량 걱정을 덜 하겠지라고 생각했었다. 처음엔...


난 콩을 좋아한다. 그런데 저 두 번째 green bean 맛있을 것 같아서 샀는데 처음 딱 하나 먹었을 때 깜작놀랐다. 썩은 고무줄을 먹는 것 같았다. 

난 야채를 좋아한다. 저 세 번째 모듬 야채도 맛있을 것 같아서 샀는데 처음 딱 하나 먹었을 때 역시 깜짝놀랐다. 썩은 찰흙을 먹는 것 같았다. 


그나마 저 맨 왼쪽 콩하고 옥수수가 먹을 만 했다. 


항상 식사 때마다 그 왜 전쟁영화나 온 세상이 좀비로 뒤덮인 영화의 주인공으로 (영화에서 먹을 것이 없어 단체로 통조림을 배급받거나 훔치는 장면이 자주 등장한다) 빙의해서 '오늘도 무사히 식량을 구했다' 라고 생각하며 허겁지겁 입에 쳐 넣었다. 그럼 맛을 잘 느끼려고 하지 않기 때문에 조금 괜찮다. 그리고 오늘도 살아남았다라는 성취감도 느껴지게 된다. 계속 혼자 지내다 보니 이런 이상한 생각들을 하게 된다 ㅋㅋ 혼잣말도 늘은 것 같다. 


이렇게 1주일이 지나고 어느 날 아침도 통조림을 꺼내서 입에 넣었는데 갑자기 토할 거 같은 느낌이 들었다. 아 진짜 안되겠다라고 생각한 때가 이 때였다. 일단 몸에 힘이 점점 없어져갔었다. 


그래서 비싸더라도 일단은 반찬을 사먹기로 했다. 반찬보다 요리에 가까웠다. 




미국 마트의 요리 코너에 가서 맛있어 보이는 것들을 골랐다.





먹고 눈물을 흘렸다...



어제는 점심에 혼자 택시타고 쇼핑센터에 가서 반팔 티를 샀다. 몇 장 안가져왔는데 날씨가 덥다 보니 더 필요해서 갔었다. 돌아와서 또 저녁 걱정을 하고 있었는데 저번 주에 갔었던 교회에서 목사님이랑 형들한테서 전화가 왔다. 내가 맨날 혼자 있다고 해서 와서 저녁먹자고 한 것이다. 진짜 바로 튀어나갔다. 집에 취사도 안되는데 밥은 어떻게 하고 있냐고 해서 그냥 햇반데우고 통조림이랑 반찬 몇개 사서 먹는다고 했더니 왜 이렇게 불쌍하게 사냐면서.. ㅋㅋㅋ

어쨌든 너무 감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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