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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생활] 혼자 산다는 것

Jay Tech 2017. 8. 19.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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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사는 것은 한국에서도 했었다.


사실 한국에서 혼자 살아봤다고는 하지만 주변사람들은 같은 나라 사람들이 었고 자주 뵙는 부모님, 그날 보고 싶으면 바로 볼 수 있는 친구들까지 당연한 주변 환경 속 이었다. 게다가 해가 거듭될 수록 미안하게 생각하는 경제적 지원까지... 어떻게 생각해 보면 혼자 사는 것은 아니었다. 당장이라도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사람들이 있는 좋은 환경이었다. 


하지만 여기서는 도움 받을 사람도 마땅치 않고 모든 것을 혼자 했어야만 했다. 처음 겪는 일이라 아직 많이 서툴고 실수도 잦고 돈 관리도 잘 되지 않고 있다. 한국에서도 해보지 못한 수많은 서류 관리도 매우 신경을 써야했다. 많은 비자서류부터 시작해서 차량, 보험, 집 등 수많은 서류들을 내가 관리하고 책임져야 한다. 미국에서는 싸인에 대한 효력이 매우 큰 것 같다. 당연한 거지만 뭔가 더욱 그런것 같았다. 얼마전에 차량을 구입했다. 미국차량은 title이라는 문서가 있다. 이전 주인과 그 다음 주인에 대한 싸인이 포함되어 있는 서류이다. 여기다가 내가 내 손으로 서명만 하면 바로 내것이 된다. 어떻게 보면 매우매우 쉽다. 하지만 그만큼 그 한순간의 선택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다. title말고도 차량에 대한 특이사항에 대한 정보를 가진 서류들도 있다. 예를들어 차량이 저당이 잡혀있던 기록이 있다면 그것을 보증할 수 있는 공인서류가 필요하다. 즉 차량을 구매할 때 내가 차량 정보를 조회해보고 이러한 기록이 있다면 그 서류를 따로 요구를 해야한다. 덜컥 싸인만 하고 Tag Office에 세금을 내러갔다가 저당 잡힌 돈을 옴팡 뒤집어 쓸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 말고도 따져보아야 할것이 매우 많다. 싼 가격의 차를 사러 갔다가 약속장소에 차는 없고 총을 든 사람들이 기다릴수도 있는 것이다. 다음 포스팅 때 차량 구매에 대한 글을 정리해 보려고 한다.



이때는 딜러와의 협상과 계약을 할 때이다. 항상 위험성이 있기 때문에 public장소로 불렀다. 사람들이 많이 있는 곳에 불러 내었었다. 처음에 안나올라고 뻐팅기는 모습을 보여서 의구심이 커졌지만 결국 끌고 나왔고 필요한 모든 서류를 요구했다. 내가 싸인만으로 손쉽게 차를 얻을 수 있는 것 처럼 내 돈도 손쉽게 먹어버릴 수 있기 때문에 정신을 잘 차리고 있어야 한다. 만일을 대비해 녹음기 까지 준비했다. 저 사진은 딜러가 싸인 도중 갑자기 차량 마일수를 체크한다고 밖에 나갔을 때였다. 순간 또 의심병이 도졌지만 title과 모든 서류와 본인의 가방까지 놓고 가서 안심했다. 그래도 딜러는 매우 친절하고(당연한거지만) 차분했다. 내가 귀찮게 거래 전부터 서류를 계속 요구하고 미팅 장소와 시간도 계속 바꾸고 해서 좀 미안하다고 했지만 당연히 의심될 수 있으니 이해한다고 하였다. 모든 이상유무 체크를 하였고 가져온 캐시를 주고 거래를 끝냈다. 자세한 내용은 다음 포스팅때 써보려고 한다.


어찌됬건 차량 등록에 있어서도 들려야할 office가 여러군데 이다. 한 번에 끝난 단계가 드물었다. 챙겨가야 할 서류를 하나씩 빠트리는 경우도 있었고 알고간 정보와 다른 경우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핸드폰이나 차량 등 어떤 것을 하려고 할 때 한국인이 운영하는 가게는 가지 말 것을 추천한다. 물론 아닌 사람도 있겠지만 적어도 여기서 내가 당한 경우만 생각해 봐도 나는 절대 미국에서 한국인들에게 무언가를 맡기지 않을 것이고 믿지 않을 것이다. 말이 안통할 거라고 무서워서 가는 것이라면 더욱 그러지 말라고 하고 싶다. 오히려 말이 잘통해서 안심하는 순간 등쳐먹는 건 한 순간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미국사람들이 더욱 친절하고 잘 알려주려고 한다. 어느 office에 가더라도 이것저것 물어보면서 상세히 설명을 듣는 것이 낫다. 


그리고 초기에는 절대 없어져서는 안될 중요한 서류 원본들을 들고 왔다갔다하는 경우가 잦다. 항상 몸에 지니고 다니고 집에 오면 바로 깊숙한 곳에 봉인해야 한다. 괜히 차에 두고 어디 왔다갔다 하면 안된다. 예를들어 차량 title, 이 종이 쪼가리하나는 차량 값어치와 맞먹는다. 막말로 차에 두고 다녔다가 차를 도난 당하면 그냥 그대로 내차는 없어지는 것이다. 저 title로 바로 팔아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국에서 철 없는 어린 아이들이 부모님의 차를 title과 함께 몰래 팔아버리는 경우도 있다. 여권과 비자도 두 말 할것 없다. 그래도 여권은 영사관에서 재 발행할 수 있지만 그래도 골치아프다. 


혼자 살면 밥도 문제이다. 내가 움직이지 않으면 어디서 밥을 먹여주지 않는다. 한국에서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하는 이런것들이 이제는 커다랗게 다가온다. 일 끝나고 피곤해서 그냥 누워 있고 싶은데 배는 고프다. 움직이기는 싫다. 굶을 것인가 일어나서 뭐라도 할 것인가. 


요즘은 좀 힘들었다. 차량 등록과 보험 문제 때문에 여기저기 왔다갔다 하고 에이젼시와의 잦은 갈등도 있었고 엎친데 덮친 격으로 최근에 바꾼 핸드폰 통신사가 한국 핸드폰과 호환이 되지 않아 인터넷도 끊어져 버렸다. 밖에서 데이터를 쓸 수가 없게 되었다. 더욱 환상적인 것은 실수로 물이 들어가 충전단자까지 나가버렸다. 그리고 예전에 개발용 핸드폰으로 썼던 거라 자기 혼자 갑자기 꺼졌다가 켜지고 gps도 순간순간 못 잡는 경우도 생겼다. 네비게이션이 없으면 다닐 수 없는데 gps가 갑자기 나가버릴 때는 길을 잘못 들게 된다. 


군대만 전역하면 고난이 없을 줄 알았다. 멍청하고 어린 생각을 했다는 것에 창피했다. 혼자 밥먹다가 갑자기 무언가 먹먹한 느낌에 눈물이 나려고 해도 어차피 아무도 없다는 것에 섬뜩하고 정신이 번쩍든다. 


하지만 어떻게든 다 살아가게 되어 있다. 항상 정신 바로 차리고 살아가자. 하루하루 지날 수록 조금씩 더 강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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