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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생활] 무작정 미국에 간 이유

Jay Tech 2018. 4. 26. 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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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생각해 보면 내가 왜 미국에 갔는지 신기하다.


내가 어떤 목적을 가지고 어떻게 행동을 했는지에 대해서 사실 여러가지가 있었다. 그냥 지극히 평범한 대학생에서, 어떻게 보면 대부분의 또래들과 별반 다르지 않은, 갑자기 한 순간의 결정으로 비행기를 타버렸다. 사실은 마음먹고 가기까지 수 개월이 걸리긴 했다. 직장 인터뷰와 비자 등등 말이다. 


무서웠다.


아니 왜 멀쩡히 잘 다니고 있던 학교를 때려치고, 친구도 없고 연고도 없는 대륙을 오게 된 것일까.


소위 말하는 아메리칸 드림이란게 있다. 미국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미국'적인 이상 사회, 계급이 없는 사회, 그 무엇보다 자유로운 사회. 이런 이상 밑에 할리우드, 아메리칸 푸드, 여행 (사실 여행은 주관적이지만, 50여개의 주가 각기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어서 50개국을 여행하는 느낌이 나긴한다) 등이 존재한다. 자유의 이면에는 어두운 면에 대한 댓가와 책임이 따른다. 이 이야기는 나중에 기록해 보겠다.







이런 아메리칸 드림도 한 몫을 차지 했지만 지금 이 시기에 해볼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다. 남들과 같아지기 싫었다. 반복되는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더 넓은 곳에서 사람들을 바라보고 싶었다. 


시간.


"시간이 없어. 빨리빨리. 업무도 빨리하고. 밥도 빨리먹고. (군대에서 밥을 마시는 습관이 생겼다) 운전도 빨리빨리." 번잡한 도로에서는 자동차 경적소리가 많이 울린다...


무엇에 쫓기었던 걸까. 마치 누군가가 뒤에서 무기를 들고 쫓아오는 것만 같았다. 


나이.


"올해 나이가 어떻게 되세요?" "장가 혹은 시집 갈 나이 아닌가?" "이 나이에 왜 학교를 다녀요?"


마치 나이를 먹는게 죄인 것처럼 들리기도 한다. 한 살이라도 더 어릴 때 취업을 해야할 것만 같다. 


시선.


"저 사람은 옷을 왜저렇게 입었을까?" "어휴 쟤는 나중에 뭐가 되려고 저러니"


자신의 돈으로 옷을 사입고, 남들에게 피해주는 행동을 하지도 않았는데 눈초리를 받는다.


나.


"그렇게 하겠습니다" "전 아무거나 좋습니다" "괜찮습니다"


나도 존중받고 싶다. 우리 모두 똑같은 권리를 지녔다.



숨 좀 쉬면서 살자. 난 답답한게 싫다. 근데 저 바다 건너 사람들은 뭔데 저렇게 자유로워 보이고 활기차 보이고 즐거워 보일까. 그것은 건너기만 하면 되는 수평적인 바다일까 아니면 깨우침이 필요한 수직적인 우물 밖일 까.


확인 좀 해보자. 기왕 가는거 진짜 아메리칸 드림인지, 일장춘몽인지, 개꿈인지. 진짜 사람들이 자기 멋대로 사는지.



시간.


"하루에 하나 하면 많이 한거야" "오늘 여기까지" "끝"


속에서 천불이 날 것같은, 거북이가 형님할 것만 같은 업무 처리 속도에 익숙해져야 한다. 


나이.


"이름이 뭐에요?" "어디서 왔어요?" 


나이를 물어보면 실례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살아가는데 나이는 필요가 없다. 꼬마가 노인과 친구가 될 수도 있다. 


시선.


원색적으로 얘기하면, 뚱뚱하든 날씬하든 비키니를 입는다. 겉 모습에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다. 아무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미국 국내선에서 종종보이는 승무원들은 헤어스타일이 남다르다. 복장도 그렇다. 그들은 한국승무원들이 깔끔하게 똑같은 머리를 하고 옷을 입는 이유를 이해하지 못한다. 나는 승객들에게 좋은 서비스를 제공해 주는 일을 하는 것이지 내 외모에 신경쓰는 일은 아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나.


나의 영역, 개인의 영역이 철저하다. 몸을 스치거나 지나칠 때도 실례라고 생각한다. 마당에 들어오면 무단 침입이다. 허락없이 집에 들어왔다면 총을 쏴도 된다.



짧은 시간을 가더라도 이런 것들은 충분히 느낄 수 있다. 

광활하고 편안한 대지. 끝 없이 펼쳐지는 시골 길 드라이브. 맑은 공기. 편하게 살고싶다면 끝없이 편하게 살 수 있을 것만 같다.


난 이런 것들이 궁금했다. 평생 여기서 살아도 되는가, 스테이지를 바꿔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을 해보고 싶었다. 듣기만 하거나 직접 가서 몸으로 부딪히지 않으면 알 수가 없다. (물론 예기치 못한 돌발상황도 매우 많이 있어서 고생도 많이 했지만... 계획은 이상향이자 바램이지 현실은 절대 아니라는 것을 제대로 알았다)


난 20대이다. 20대의 1년이 노후의 10년과 맞먹는다는 말도 있다. 그만 큼 중요하다는 이야기이자 다시 돌이킬 수 없는 시간이다. 그래서 투자를 하는 것이 옳다. 빨리 취업해서 돈을 버는 것도 물론 그 나름의 장점이 있지만, 나중에 아, 조금이라도 젊었을 때 여행이라도 좀 해볼걸 이라는 후회는 하기 싫었다. 그 나이에 해볼 수 있는 것들이 존재한다. 하루종일 걸어도 곧바로 만땅으로 차오르는 체력, 힘, 정력. 나중에 돈이 있어도 몸이 따라주지 않는다면 즐길 수가 없지 않은가.


돈을 벌어서 모았다가 여행에 전부 투자했다. 많이 보고, 많이 즐기고, 많이 먹고. 내 남은 인생중에서 이렇게 자주 여행을 다닐 날이 얼마나 있을까 싶다. 그래도 나는 평생 후회하지 않을 만큼, 더는 다리가 아파서 걷지 못할정도로 했다. 그래서 절대 후회가 없다. 


이야기를 쓰자면 너무 길어서 그냥 생각날 때마다 주제별로 글을 기록해야겠다.



마지막으로,

내가 느끼는 결론은 이렇다. 미국을 건너오는 것, 물리적인 수평선을 지나서 느끼는 것들은 누구나 할 수 있다. 하지만 아까 언급한 수직적인 우물은 한 사람의 마음이 바뀌는 문제이다. 그것을 돌파하는 것은 지역적인 요인이 필요하지 않다. 그 우물에서 나온다면 한국이든 미국이든 어디에서 살아도 나의 이상대로 살 수 있는 것이다. 

나는 우물에서 나오려면 아직 먼 것 같다. 책을 많이 보고 경험을 쌓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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